우리 다 하나님으로부터 사명을 받고 태어났습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그 사명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고, 우리 생애는 그 사명 수행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세상에 오신 것이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모세의 사명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급에서 해방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인도한 데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알파와 오메가라고 하십니다. 시작과 끝은 하나님 소관입니다. 우리는 다만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면 되는 것입니다. 곧 과정인 것입니다. 사명이란 말의 희랍어는 오토테로스 곧 그 자체가 목적이란 뜻입니다.
사명은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보내셔서 하라고 맡기신 일을 하는 것입니다. 곧 천직입니다. 1908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가 처음으로 7명의 졸업생을 냈습니다. 그 보고서에는 <오늘 그들은 공식적으로 성직에 안수받았습니다>란 글이 있습니다. 세상 일은 다 천직이란 뜫입니다. 1917년 이광수는 이런 글을 남깁니다. 곧 <목사만 하나님의 일을 합니까. 농부도 관리도 상인도 다 하나님의 일을 합니다. 주일만 하나님의 날입니까. 월요일도 목요일도 다 하나님의 날입니다.>
사명은 직분입니다. 각각 맡은 일이 다르고 대신할 수 없습니다. 따로따로입니다. 바울이 몸은 하나인데 여러 지체가 있다는 말이 그런 것입니다. 모자이크나 퍼즐처럼 각각 조각의 크기, 색깔, 위치, 모양이 다 다릅니다.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조각만 빠져도 온 그림이 깨집니다. 세상을 얻고도 네 생명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하신 말씀이 이런 것입니다
사명에는 경계가 있습니다. 한자에 사명이란 글은 <목숨을 쓴다>는 뜻입니다. 사명을 다할 때까지 우리는 삽니다. 모세는 느보산에서 죽을 때 나이가 120세, 그때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죽었습니까. 사명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17:26에는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역사의 가장 통렬한 교훈은 진퇴출입이 분명해야 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사명도 처음에는 이스라엘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가나안 여인이 소리 지르며 그의 딸을 고쳐달라고 애원하였을 때에 예수님은 그 여인을 <개>라고 부르며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이외에는 보냄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단언하십니다. 십자가를 지시고 난 다음에야 <이제는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를 말씀하십니다. 경계가 있습니다.하나님의 경륜을 Dispensation이라 합니다. 그것은 곧 처리한다는 뜻입니다.
사명에는 절대 복종 순종이 따릅니다. 그 사명은 할 일에 충성 헌신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온 세계 경륜의 섭리 따라 사역들을 나누어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20:24에는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것 마치려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하였습니다.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신데도 십자가의 참혹한 죽으심을 당하셨습니다. 절대 복종입니다. 초대교회 때에 유럽에 기독교를 전파한 것은 주로 애란(아일랜드)의 수도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애란에서 유럽에 가려면 배를 타고 북해를 멀리멀리 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배를 타고 떠날 때에 방향을 좌우하는 배의 조타키를 빼고 떠났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는 대로 가겠습니다. 북풍이 불면 거기로 남풍이 불면 저기로, 광풍이 불어 배가 갈길 잃어도, 심지어 파선해도 그것 역시 하나님 뜻으로 알고 가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전 유럽을 기독교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사명 수행에는 고귀성이 빛납니다. 바로 그런 것이 하나님의 역사경륜에 찬란하게 빛납니다. 태평양 전쟁 초기 일본은 선전포고도 하지 아니하고 하와이의 미군 기지를 맹폭했습니다. 아주 야만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폭격이 끝난 후 미군들은 그 폭격을 하다가 죽은 일본 군인들을 찾아내어 정중한 장례를 치루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하나님 주신 사명을 위한 것입니다. 나는 거기 충성하고 헌신하여 하나님의 세계경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사명은 축복이요 은사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민경배박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