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 중에서 인간만이 무한대의 재물 욕을 품고 살아간다. 쌓고쌓고 더 쌓아도 만족이 없어 더 쌓는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전혀 계산적이지 않다. 지혜 있는 자도 죽고 어리석고 무지한 자도 함께 망하며 그들의 재물은 남에게 남겨두고 떠나는 게 인생인데(시49:10), 그럼에도,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재물을 자랑하며 의지한다(6절). 재물이 많으면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된다고 착각한다. 돈을 알라딘의 램프로 안다. 재물은 인간을 교만하고 거만하게 만든다. 재물은 지혜를 훔쳐간다. 돈과 사랑은 인간을 철면피로 만든다(P.오비디우스). 재물이 악의 근원인 까닭은 돈 자체의 능력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탐욕과 애착 때문이다(S 마일즈). 그래서 R.W. 에머슨이 말했다.
여자를 주어 보라, 돈을 주어 보아라, 그것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관찰과 실험에 기초를 둔 귀납법을 확립한 F. 베이컨은 <재물은 최선의 노예이면서 최악의 주인>이라고 정의하였다. 재물은 그 누구에게도 영원한 게 아니다(잠언27:24). 마카페이 독본에 재물을 쌓는 게 그 인생의 목적인 듯 금은보화를 모으면서 살았던 부자 이야기가 있다. 그는 자기 집 지하에 가족도 모르는 혼자만의 완전히 폐쇄된 비밀 방을 만들었다. 그는 거기에 금은보화들을 수집하여 보관하였다. 집안에 아무도 없을 때 가끔 혼자 들어가서 금은보화를 만지작거리며 행복해서 희죽 거렸다. 사랑스러운 나의 금은보화여, 세상에서 너희들만 내게 기쁨이며 행복이로다!
어느 날, 그 날도 홀로 아무도 모르게 지하 비빌 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하나뿐인 문이 닫혔다. 밖에서만 여닫을 수 있는 문이다. 참다못해 금은보화를 가족들에게 들키더라도 목숨을 살려야겠기에 온통 젖 먹던 힘을 다하여 문 열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이라서 그의 소리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금은보화와 함께 있는 밀폐된 공간, 거기가 그 거부의 무덤이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 집이 헐렸다. 공사장 인부가 지하방에서 금은보화가 가득 든 상자를 발견하였다. 그 보화들 위에 앙상하게 마른 한 사람의 유골이 있었다.
인간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영원히 마련하지 못한다는 선언이다. 속량(贖良)은 포로나 노예를 대가를 지불하고 되사서 자유롭게 하는 일을 뜻한다. 성경의 속량은 특히 신양성경에서 특별한 의미로 쓰인다. 죄인을 구원하기 위하여, 그 죄인이 자기 죄로 죽어야 할 것을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대신 죽는 형벌을 받아 그를 구원한 사건을 뜻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의 죄를 속량하시는 그 십자가 사건을 거부하는 사람은 그가 한 평생을 어떻게 살아 왔든, 어떤 신분이든, 그가 한 평생 지은 죄를 해결하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 죄의 속량이다. 인간은 존귀하다. 그러나 속량 받지 못하면 멸망하는 짐승과 다르지 않다(12절).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으니(창1:27) 이 보다 존귀할 수 없다. 그러나 구원 받지 못하면 아침 이슬 같은 단막극 인생, 멸망하는 짐승과 무엇이 다르랴. 비길 데 없는 주님의 속량의 은혜를 감사하며 찬양하라.
현의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