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모자와 면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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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털모자와 면류관

국제선교신문 기자 기사 등록: 2021.10.02 13:41


 

사람이 언제부터 모자를 썼는지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어쩌면 유사이전(有史以前))부터일 것이다. 그러나 모자를 쓰게 된 이유는 알만하다. 추운지방에서는 방한(防寒), 더운 지방에서는 방서(防暑)일 터이니. 몇 년 전 겨울에 문인들과 러시아 문학기행을 갔다가 남녀노유 가리지 않고 모든 러시아인들이 털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모였을 때 보니 우리 일행 전원이 그 털모자를 쓰고 있어서 놀랐다. 마치 털모자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게 되는 법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나 혼자만 모자 없이 혹한의 러시아 땅을 돌아다니자니 민망하여서 쓰고 싶지 않지만 그 털모자 하나를 사 썼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인접지역과 중동을 여행해 보니 그곳 사람들은 모두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러지 않고는 이글거리는 태양열을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이었다.

찬란한 고대문명을 누린 이집트나 서아시아의 페르시아에서는 왕후나 귀족의 신분을 드러내기 위해 각종 보석으로 장식한 모자를 썼고, 중세 비잔틴 제국의 왕후와 귀족도 휘황찬란한 의복에 조화되게 금을 토대로 진주 등 보석을 많이 박아 넣은 관을 썼다.

서구에서도 비잔틴의 영향을 받아 의상과 모자가 화려해 가다가 15세기 프랑스의 부르느고 궁전에서는 높이가 40cm에서 100cm나 되는 고딕건축의 첨탑을 반영한 원뿔형 모자를 애용하였다. 평민은 대조적으로 단조로운 모자를 사용하였으므로 모자가 신분을 나타내는 기능을 하였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권위에서 멋으로 변천하였고,

현대에 이르러는 활동성과 기능성이 반영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지금도 멋으로 쓰는 모자가 없지는 않지만. 수년 전 천국에 간 미녀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계절이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18세기의 영국 멋쟁이 여인들이 쓰고 다녔을 성 싶은 넓고 둥근 차양의 모자에 얇고 가벼운 천으로 된 긴 리본을 치렁치렁 늘어뜨리고 다녔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미모의 여배우다 보니 얼굴도 숨기면서 멋도 내는 이중의 효과가 있었다.

성경에는 모자에 관한 이야기가 없는 편이다. 여자들이 두꺼운 직물을 보기 좋게 엮어 머리를 장식하고 그 위에 베일을 덮는다. 그러니까 그 장식이 모자인 셈이다.

예수님의 비유에 동전을 잃은 여인이 온 집안을 뒤져 찾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머리를 장식했던 동전인 모양이다. 여인이 잃은 돈은 머리 장식물인 동시에 지참금이기도 한 재산이어서 그 돈을 잃었다는 것은 수치이며, 비상금이라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어 끝내 찾아낸다. 성경에서 가장 명예롭게 거론되는 모자가 면류관이다.

원래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자의 머리에 씌어 주던 영예의 관이다. 지금은 면류관이 금메달로 바뀌었다. 운동선수의 피나는 노력이 금메달로 보상 받으면 그 보다 더한 영광이 없다. 그런데 성경의 면류관은 의의면류관, 생명의 면류관, 영광의 면류관이다.

올림픽 금메달과 비교되지 않는 영광이다. 그 면류관들은 하나님이 주신다.

여기에 비하면 세상의 면류관은 개털모자에 불과하다.

 

 

 

현 의 섭 목 사

취재: 국제선교신문 기자    기사입력 : 21-10-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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