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독특한 개성과 가치관과 세계관이 있듯이 사회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 이념, 습관 같은 것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화는 조직 공동체와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의식, 무의식적으로 오랜 세월 형성된 문화는 그 성격이 어떠하냐에 따라 긍정적이고 순기능을 하는가 하면 부정적이고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직장문화에는 매우 독특한 면이 있는데 기독교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은 발전시키고 부정적이고 해악을 가져다주는 점은 개혁과 변화를 시켜야 할 사명이 기독 직장인들에게 있다. 직장에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갖지 못한 채 그리스도인이 아닌 것처럼 적절히 타협하고 안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문화변혁가로서 분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독교적 직장문화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직장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다보니 그 문화도 이중적 특성을 갖는다. 실제로 기업의 광고나 홍보, 마케팅 등에는 이중적 위선의 문화요소가 곳곳에 존재하여 그러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일을 과장처리하게 된다. 이러한 분야에서 일하는 크리스천들이 그 조직 내에서 윤리 도덕적으로 정직하게 기독교 신앙에 입각하여 일을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요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겨우 술을 마시지 않는 정도로는 그 직장문화를 바꾸는데 그다지 영향을 줄 수가 없다. 크리스천은 윤리성과 정직성에 있어 비신자들과 구별되는 강한 경쟁력을 갖고 불의한 일이나 문화에 저항하는 윤리성,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정직성이 요구된다. 둘째, 직장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생산을 창출하는 효율성과 생산성이 중요시 되는 특성이 있다. 그런 관계로 직장에서는 이윤의 추구에 가장 직결되는 실적과 결과를 중요시 여기고 과정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따라서 좋은 결과와 실적을 위해서는 부정부패와 편법의 문화요소가 곳곳에 스며들 수밖에 없다. 신앙이 좋은 크리스천이라도 경쟁관계에서 생존해야 하는 직장내에서 실적과 결과 위주의 문화를 극복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직장 환경에서는 개인의 윤리가 보호받기는 어렵다. 비윤리적인 구조 속에서 제도적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개인이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크리스천 직장인은 성경적 관점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이해하고 문제의식과 창의성을 가지고 탁월한 전문성과 능력을 확보하여 자신의 맡은 분야에서 직장과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의 직장문화는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상명하복의 특성을 갖고 있다. 특별히 사기업의 경우 경영주의 개인적인 성향의 지배를 받게 된다. 만일 경영주의 명령이나 지시에 불응하거나 저항할 경우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공개적인 절차를 거쳐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통해 다수의 의견이 존중되고 상존상생을 도모하는 민주적인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우리나라의 직장은 집단주의적 특징이 있다. 개인보다 직장이 더 우선시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에서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짜여진 틀에 따를 수밖에 없는 비선택적 특수성이 있다. 이러한 직장의 분위기를 따르지 않을 때는 조직내의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소외당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직장내의 구성원간의 교제나 비즈니스가 대부분 술자리에서 이뤄지는 현실은 크리스천 직장인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고사와 같은 미신적 관습이나 고스톱과 같은 왜곡된 도박문화는 건전한 직장문화가 미미한 크리스천들에게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직장은 우리 크리스천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며 그 직장문화는 적응하기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무기력한 가운데 동화되기 쉽다. 그러나 직장인 크리스천들이 왜곡된 문화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을 뿐 아니라 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직장인 크리스천은 일터에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사명도 감당해야 하지만 직장의 문화를 변화시킴으로서 사회 전체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빛의 사명도 있다. 직장문화의 개혁이나 변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사명과 열정이 있어야 하지만 교회의 관심과 목회자의 참여가 있을 때 가능하다. 직장문화를 새롭게 하고 그 속에서 직장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시대에 하나님이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