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만나고 싶었습니다 (천안함재단이사장 조용근 장로 ) 국제선교신문은 이번호부터 사회 속에서 또 선교사역 가운데 그리스도의 빛된 사명을 폭넓게 감당하며 신잉의 본이 되는 인물 및 목회자를 찾아 대화를 나누는 직격인터뷰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 첫 번째로 천안함재단 및 석성장학회 이사장이며 '나눔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조용근 장로(70)를 지면에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장로님, 워낙 유명하시고 많은 곳을 섬기셔서 ‘나눔전도사’란 별명까지 갖고 계신데 나눔운동에 특별히 헌신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네 1946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저는 6.25 '전쟁통'에 고생이 극심했습니다. 동생을 영양실조로 잃었을 정도니까요. 가정형편 때문에 수학여행도 못갔고 공납금과 앨범값을 못내 졸업식에 참석치 못했던 가슴아픈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대학에도 바로 진학하지 못했는데 나처럼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고 1994년에 사재 2억원을 털어 부모님의 이름에서 한자씩 따온 '석성장학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결국 어린 시절에 가난을 경험한 것이 나처럼 어려웠던 학생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장학사업 뿐 아니라 펼치는 봉사활동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일단 참여하고 도움을 주시는 일들을 좀 소개해 주시지요. -앞서 밝힌 성석장학재단은 매년 1억원이상 소녀소녀가장이나 어려운 가정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또 중증 장애우를 돕기 위해 사단법인 석성일만사랑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지가들이 매달 1만원 이상씩 모아주셔서 자폐증 환우 등 자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돕는 귀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고 계시지만 앞으로 회원 1만명이 된다면 더 큰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으리라봅니다. 또 오랫동안 최일도 목사님이 하시는 다일공동체 밥퍼명예본부장을 맡고 있고 살림동산학원 이사장과 극동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장도 맡아 교계에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곳에 강연을 가셔서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데 이 때마다 하시는 특별한 내용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5가지 '~부터'를 나눔의 원칙으로 강조하곤 합니다. △'지금'부터 △'여기서'부터 △'나'부터 △'실천가능한 것'부터 △'적은 것'부터 등의 5가지 입니다. 나눔이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부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지속적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여기다 'give and take(주고받기) 법칙'도 나눔을 실천하는 중요한 원칙으로 내세웁니다. 'give'와 'take' 사이에 쉼표를 붙여야 한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give' 뒤에 쉼표를 붙이면 명령문이 되는데 그러면 'give, and take'가 되고 '줘라, 그러면 (더 많은 것을) 받을 것이다'로 문장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이것은 제가 분명히 체험한 나눔 이론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논어에 나오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란 말도 자주 인용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서도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입니다. 감동을 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나 할까요.
△나눔의 중독자가 된 계기로 오래된 낡은 저금통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데 이 이야기도 좀 해주시죠 -앞서 말씀드린 이런 원칙에서 나온 '나눔' 아이디어가 바로 철재 저금통을 통한 기부입니다. 나부터, 실천가능한 것부터, 적은 것부터 할 수 있으니까요. 전 35년 전부터 알류미늄 저금통에 동전이나 지폐를 수시로 넣어 다 차면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했습니다. 몇 해 전까지도 그 저금통을 보여주면서 나눔의 실천을 독려했고 이제는 '밥퍼' 봉사를 하는 다일공동체에서 전개하고 있는 'BCP운동'을 위해 새 저금통을 사무실에 설치했습니다. △BCP운동이 무엇인가요? -환경이 열악한 동남아 아이들의 구순구개열 수술을 돕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인당 250만원 정도의 수술비가 드는데 사무실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취지를 잘 설명하면 1년에 4~5명의 아이들을 고쳐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일이죠. 저는 과거부터 각종 행사의 축하화환을 쌀로 대신 받아 불우이웃 돕기에 쓰고 있습니다. "화환은 정중히 사절하며 원하시면 화환 값으로 '사랑의 쌀'(1포 5만원)을 사주시면 보람있게 사용하겠다"고 연락합니다. 제가 세무법인 개업 축하행사 축하 쌀값으로 5800만원을 모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를 강남구 구룡마을 독거노인 800명과 복지시설 '소망의 집', 샘물호스피스 등에 쌀을 사서 잘 나눠줬는데 참 보람을 느꼈습니다. 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2007년부터 2차례에 걸쳐 세무사회장 취임 때도 성금으로 받은 6,200여만원의 사랑의 쌀을 '다일공동체' 등 사회복지단체들에 전부 기증했습니다. △세무공무원 후배직원들을 돕는 일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1966년 국세청이 문을 열던 해에 9급 공무원으로 들어가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지내며 퇴임하기까지 36년간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세무공무원들의 고충과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편입니다. 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특히 본인이나 배우자는 물론 자녀들이 암투병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후배 직원들을 돕고 자녀장학금과 어려운 후배들애게 자주 위로금을 전달하고 있는 편입니다. △한국세무사회 회장으로 4년간 봉사하셨고 지금은 석성 세무법인 대표이신데 이 임기 가운데서도 많은 일을 하셨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세무사회 회장으로 4년간 연임해서 세무사들의 권익보호와 대외이미지를 높이는데 이바지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세무사회 국제교류를 확대했고 귀한 봉사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예로 2008년 태풍으로 피해가 컸던 미얀마를 방문, 량곤 시내 딸린 지역 제3고등학교 재건축에 세무사회에서 모은 2만5000달러씩을 5년이간 이나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표로 있는 세무법인 ‘석성’에서는 벌어들이는 년간 매출액의 1%를 매년 석성 장학재단 기금에 기부하도록 정관에 포함시켰습니다. 매출이 제법 커 이 액수가 장학금 나누는 기초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나눔에 관한 장로님의 헌신은 사명감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섬김과 나눔이 장로님의 신앙과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성서적 가르침의 영향도 크다고 보아야 겠지요. -저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말만 앞세우는 크리스천을 자주 봅니다. 그 이유는 아직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고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명하셨습니다. 제 신앙은 간증집 ‘기적은 순간마다’에 도 잘 나와 있는데 기적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찾아가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나눔은 내 삶과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성경에서도 분명히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누르고 넘치도록 안겨 주리라’(눅6:38)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나눔을 실천해 보지도 않고 없어지는 것만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내가 나눈 것 보다 훨씬 더 주신다’는 것을 제가 체험했습니다. 사실 이 나눔은 제 아내(유영혜 권사)가 먼저 시작했고 이젠 아들과 딸도 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대를 이어 장학사업을 비롯한 나눔의 사업들을 잘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천안함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 봉사직이시지요? -2010년 5월 천안함 희생자를 위로해 주기위해 국민성금을 모금할 때 일이에요. 당시 한국세무사회장으로서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성금 2300만원을 방송국에 내러 갔다가 거기서 제안을 받았습니다. 주위 분들이 제가 세무공직자 출신이였던 것을 아시고 400억원의 국민성금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겠다며 천안함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고 결국 제가 이사장직까지 맡게 됐습니다. 정말 그 때부터 열심히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일해왔고 이 때문에 해군과 아주 친해져 군부대 강의도 자주 가고 명예해군증도 받았습니다. 앞으로 고귀하게 목숨을 잃은 천안함 장병들을 위한 기념사업을 비롯해 나라사랑 영화제작 등에도 관심을 쏟을 예정입니다. △나눔전도사이시니 관련해서 해 주실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초청받아 강의를 할 때 사람들에게 꼭 부자가 되라고 합니다. 당당한 부자는 깨끗한 부자를 말하는데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입니다. 우리 사회에 쓸 곳이 너무 많습니다. 부동산 몆백억원을 갖고 있으면 무엇합니까. 어려운 사람을 찾아서 돌보는 일에 돈을 쓰는게 훨씬 귀합니다. 남을 위해 쓴다는 목적으로 돈을 버는 것 참 행복합 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