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절에 ‘만군의 여호와’란 구절이 있습니다. 두 번이나 언급되어 있는데 하나님께서 스스로를 이렇게 부르셨습니다. ‘여호와는 천지의 대주재시라’는 뜻입니다. 이사야서에는 하나님의 대주재되심이 구체적으로 잘 드러나 있습니다. 본문은 8세기말 유다 히스기야 왕 때 있었던 전쟁이야기인데 당시 고대근동의 맹주는 앗수르였습니다. 앗수르는 서양사에서 최초로 대제국을 형성한 나라였는데 이에 주변 나라들은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이로서 자연히 반앗수르 연대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 중심에 구스가 있었습니다. 유다는 여기에 가담하진 않았지만 반앗수르 동맹의 한 축인 애굽을 많이 의지하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앗수르가 유다를 삼키려고 전쟁을 일으켰을 때 반앗수르 연대가 전쟁에 개입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만군의 여호와께서 끼어들지 말 것을 경고하시며 친히 이 전쟁을 주관하셨습니다. 결국 앗수르가 참패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쟁이 군사력이나 신무기가 아니라 하나님 손에 달렸음을 보여줍니다. 금주 이 말씀을 묵상하는데 북핵을 둘러싼 요즘의 세계정세가 겹쳐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 몇 가지 사실을 마음에 새기게 됐습니다. 첫째, 세상엔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국가도 영원한 패권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모른 채 오만합니다. 역사속에 패망한 대부분 나라들의 원인은 오만이었습니다. 앗수르제국도 그랬습니다. 힘이 있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둘째, 동맹하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만일 그때 반앗수르 동맹이 일어나 전쟁에 끼어들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참패했을 것입니다. 왜냐면 아직 앗수르에 대한 하나님의 때가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앗수르는 이후로도 90년을 더 건재했고 그 후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을 세워 앗수르를 심판하셨습니다.(사10장) 그러므로 힘이 좀 생겼다고 해서, 패거리가 많아졌다고 해서 주제를 모르고 깝죽거리면 하나님 손에 나가떨어지는 것입니다. “무릇 마음이 교만한 자를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니 피차 손을 잡을지라도 벌을 면하지 못하리라”(잠16:5) 하셨습니다.
셋째, 전쟁은 만군의 여호와께 속했다는 것을 믿고 또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일광같이 운무같이 조용히 감찰하시지만 세상 모든 것을 친히 주관하시기 때문입니다.(4절) 18장에 예언되어진 유다의 상황이나 6.25가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6.25전쟁은 김일성의 호언장담처럼 일주일이면 끝나는 전쟁이었습니다. 삼일 만에 서울이 인민군의 손에 넘어갔으니까요. 그래서 역사가들은 말합니다. ‘대한민국이 6.25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기적이었다’고요. 예를 들면 ●인민군들이 서울을 3일 만에 점령한 후 3일 동안 서울에 머문 것입니다. 만일 그대로 부산까지 밀고 갔더라면 전쟁은 진작 끝났을 것입니다. 그 사흘 동안 국군은 전열을 정비했고 미군이 들어오고 유엔이 6.25파병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체한 이유를 아직도 모른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건국이 유엔으로부터 승인된 것과 유엔이 파병을 결정한 일입니다. 6.25는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여러분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면 세상엔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전쟁이 없는 것이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지만 전쟁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통치하시는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전쟁을 통해 나라들을 심판하기도 하시고, 넘어진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도 하시고,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도 하십니다. 지금 전쟁의 위험 가운데 있는 우리를 향해 하나님께서는 위로하시며 소망을 주십니다. ‘내가 일광처럼 운무처럼 조용히 감찰하고 있다’
배성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