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이곳에 안 올거야!”
투정하며 들어갔던 에바란야 마을이 자꾸 눈에 밟힌다. 40여 명이 나무 그늘아래에서 예배를 드리는 곳이 있으니 교회를 지어 달라고 마사이지역 리더인 사무엘목사는 노래를 불렀다. 교회건축을 하지 않았던 나는 사무엘 목사님을 만나면서 우리 사역지에서 2-3시간 걸리는 곳에 3개의 교회를 지었다. 교회 성도들이 30%, 우리가 70%의 공사비를 부담해서 함께 교회를 지었다. 에바란야 마을에 교회를 지어 달라고 1년이 넘게 요청이 왔었는데, 그때마다 기도하자고만 하고 넘겼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 중에 한국의 어느 교회에서 교회 지을 곳이 있냐는 요청에 나는 비로서 먼 길을 나섰다.
그런데 들어가는 초입에서부터 차가 펑크가 났다. 길이 너무 험했다. 두 번째 돌길을 오르고 내려갈 때에 또 빵꾸가 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난 세 번째 돌 언덕을 오르면서 마음에 다짐을 한다. “오늘이 이곳에 오는 마지막 날이라고...,” 절대 다시 안 온다고... 내 염려는 노화된 차도 그렇지만 내 몸이 이제 오지에 들어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기 때문이다. 왕복 12시간 정도의 거리... 차 안으로 들어오는 먼지와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충분히 지친다. 돌길에 흔들리는 차는 내 허리(디스크)를 너무 힘들게 했다.
거북이 속도로 돌 밭길을 오를 때, 목동인 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내 속에 들어오는 생각은 학교도 못가고 목동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그냥 안쓰럽다.
차가 산모퉁이를 돌자 사람들이 보인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우리 차를 보자 무서워 도망간다. 벗겨진 신발도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지도 않은 달음질로 울면서 내뺀다고 내빼고 있다. 너무 미안하다. 차의 속도를 줄이고 괜찮다고 소리쳐 말해보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꼬맹이들은 더 소리를 지르며 도망친다.
나무 그늘에 모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그런데 내 눈을 크게 뜨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얼추 50여명의 꼬맹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주 고만고만한 아이들이다. 큰 눈만 크게 깜박이고 있다. 아이들이 200여명, 어른이 300여명이 된다고 한다. 이곳 아이들은 12살이 되어야 마을을 벗어나 학교에 간다고 한다. 그러니까 12살까지 이 조그만 마을 안에서 그냥저냥 살아가는 것이다.
“아버지 이곳에 교회를 짓겠습니다.”라고 선포하고 사무엘 목사에게 교회를 짓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먼저 30% 건축비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사실 건축비를 준비하라고 했지만, 마음에 걱정이 된다. 왜냐면 이 마을에 가뭄으로 소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아이들도 십여명이 기아로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일찍 올 것을~ 옥수수 가루를 가지고 좀 더 일찍 올 것을.....
굶주림! 굶어서 죽는다는 것을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joyhomes@naver.com
기도제목
1) 가나안교회 건축이 잘 완공되어 말씀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도록
2) 아이들이 교회/학교에서 공부 잘하고 인격이신 좋으신 하나님을 만나도록
3) 마을에 200미터의 물을 파야 하는데 물이 잘 파질 수 있도록
(물이 없어서 아주머니들이 5시간 걸어서 물을 길어 오고 있음)
4) 케냐에 마사이 에바란야 마을에 비를 내려 주소서! 기근이 해결되게 하여 주소서!
조규보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