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진환선교사

Missionary  

미국-정진환선교사

국제선교신문 기자 기사 등록: 2023.04.02 21:49

노숙자 전도 이야기 

여기 미국 수도 DC는 완연한 봄이다, 여기 저기 꽃이 피고 작은 날벌레도 벌써 날아 다닌다. 제일 살판 난 건 노숙자들이다. 추운 겨울을 잘 참았다고 하나님이 푸근한 봄을 상으로 주시는 듯,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1불과 전도지를 나누다가, 너무 적은듯하다 해서 2불을 나누는데, 받는 노숙자들의 얼굴이 환히 밝아진다. 미국 2달러 지폐는 좀 이상한 면이 있다. 나는 미국 수년 살면서 2달러 지폐를 두어번 보기는 했어도 내 수중에 들어 온 적은 한번도 없을 정도로 귀하다. 2불을 받은 노숙자 가운데는 Is it real?하며 만져 보고 서로 수군거리기도 하고, I will keep it as souvenir(기념품)라고 주머니에 넣는 사람도 보았다. 미국인들은 2달러가 들어 오면 지갑에 잘 넣어 갖고 다니며 잘 쓰지는 않는다. 2달러를 주면서 내 인기도 상승해서, 멕시코 지역에 가면 노숙자들이 나더러 빠빠, 빠삐’(아빠)하면서 엄지 척 한다. 저들도, 나도 기분이 좋다. 작은 것인데, 서로에게 이런 기쁨을 주다니, 이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외람되지만)이다.

그런데 내 오랜 친지 하나가 큰 헌금을 하면서,‘뭐 샌드위치라고 사 먹으려면 5불은 줘야지요해서 얼마 전부터 5불과 전도지를 나누어 준다. 5불과 전도지를 받는 노숙자들은 정말 기뻐하며 반긴다. 물론 전도지도 더 공손히 받고 내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다. 이들 중 몇이라도 꼬옥 예수를 믿기 소원한다. 내 친지들 중에는 노숙자에게 돈을 절대 주지 말라, 돈 주면 마약한다고 극구 말리는 사람도 더러 있다.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노숙자 가운데 분명히 흐늘 흐늘 마약하는 사람으로 보이면 그냥 1달러와 전도지만 준다. 그러나 멀쩡해 보이는 사람인데, 마약을 할지도 모른다고 구제를 안 할 수는 없다. 재정이 하락하는 한, 5달러를 계속 나누어 줄 생각이다.

노숙자들을 수년 동안, 많이 보았지만, 노숙자들에게 돈 주는 사람은 거의 본 일이 없다(내 착각일까? 그렇기를 바란다). 엊그제 오랜 만에 노숙자에게 1불 주는 사람을 보았다. 그런데 전도지를 나누며 전도하거나, 따뜻한 대화하는 사람 별로 없다. 그들에게는 돈도 필요하고, 예수도 필요하고, 대화하는 친구도 필요하고, 지나가며 늘 웃어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내 지나다니는 길의 노숙자들은 많이 나를 알고, 내가 물휴지, 생수, 돈을 주기 바란다, 전도지를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그래서 근처 giant 라는 grocery 의 선불 카드를 갖고 다니며 수시로 휴지, , 껌 들을 사서 갖고 다니는데, 사실 전도지를 전하기 위해서이다. 불우한 저들에게 예수 외에는 소망이 없으니 말이다. 물휴지나 물병은 무거워 들고 다니기 힘든데, 가까이서 노숙자들이 들어 주고, 또 물 한 박스(제일 큰 것이 35 ) 공원 벤치에 갖다 두면 스스로 와서 한 둘씩 집어 간다. 목 마른 자는 다 내게 오라 하신 예수님 말씀처럼,... 나는 가서 물병과 전도지를 나눈다. 이들은 또 이를 안 닦으니 치아가 말이 아니다. 식사 후 껌을 씹으면 음식 찌꺼기가 없어지니, 껌도 한통씩 나누어 준다. 공원 한쪽에 얼굴까지 늘 코우트를 뒤집어 쓰고 햇볕 쪼이며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며칠을 지나치다가 엊그제는 다가가서 깨워 말을 걸었다. Gabi?? 라는 할머니 인데, 암 수술 후 6개월 이란다. 돈을 주고, 전도지로 짧게 전도하고, 이야기를 좀 들어 주었다. 그런데 내게 요구르트 있냐고 묻는다. 수술 후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내게 요구르트는 없으니 내일 사다 준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갔더니 날마다 그 자리에 있던 할머니는 사라졌다. 그리고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하지 아니하면 이렇게 영영 기회가 없어지는 경우이다.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주는 자는 자기 상을 결코 잃지 않으리라 (마태 10:42 )하셨는데, 지금 냉수를 주지 않으면 다음 기회는 없다는 교훈을 다시 배운다. 내 하는 노숙자 사역은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베푸는 작은 일이지만, 주님 보시기에는 귀한 일인 듯 하다.

이글을 읽으시는 친지 여러분, 부디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대접하는 마음으로 소외된 자, 낙오된 자들을 돌아 보는 기회를 찾아 보시라. 크게 돈 드는 일 아니고, 매일 운동하고 걸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노숙자들의 작은 필요를 채우는 것이다. 부디 이 좋은계절에 건강 증진하시고, 조금이라도 좋은 일에 남은 생을 들리기를 기도한다.

 

정진환선교사

취재: 국제선교신문 기자    기사입력 : 23-04-02 21:49

Copyright @2012 국제선교신문. All rights reserved.
국제선교신문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독자의견

Hot
네팔(카트만두)-차기현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고아원의 일상! 현재 열 다섯명의 아이들이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저희 고아원에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은 없습니다.대부분은 가족과 같이 살다가… 더보기
Hot
태국-최정민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 모세지팡이 교회, 철도시장 금요 노방전도 공연 (Heaven Train Ministry)1.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송매체에서도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계… 더보기
Hot
아프리카 탄자니아-김명성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이번 나눔은 저희 가족이 고국에 들어 온 가운데, 탄자니아 지체들만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저희에게는 더욱 뜻 깊은 나눔이었습니다. 한화 200만원으로, 3,297,000 실링을… 더보기
Hot
태국-한용관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환절기를 당하여 영육의 강건함을 기원드립니다. 이곳 태국 치앙마이는 건기의 절정을 당하여 먼지와 화전으로 공기 오염의 절정을 달리고 있습니다. 250킬로 떨어진 라오스에서는 큰 산… 더보기
Hot
영국-배안호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영국 선교서신’을5개월만에 쓰고 있어요’2023년 겨울은 폭설과2-3차례30년 만의 강추위.노약자들에게 더 가혹합니다.오랜만에 쓰는 제2신 선교서신에는 크로스미션 가족 수련회. … 더보기
Hot
방콕-정석천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엊그제 새해를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4월이 되었습니다.12월 영어 캠프 준비, 1월은 영어 캠프로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80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미국에서 온9명의 교사와 정태은 … 더보기
Hot
브라질 상파울로-김현수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브라질은 지난주 카나발도 끝나고 모든 업무가 시작이 되었답니다.지난해 리오에 폭우와 산사태로140여명이 사망했는데,올해는 상파울로에 집중폭우로600mm강수량이 넘어 산사태로 사망자… 더보기
Now
미국-정진환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노숙자 전도 이야기여기 미국 수도 DC는 완연한 봄이다, 여기 저기 꽃이 피고 작은 날벌레도 벌써 날아 다닌다. 제일 살판 난 건 노숙자들이다. 추운 겨울을 잘 참았다고 하나님이 … 더보기
Hot
남아공-김현태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 틴 에이저 그룹 성경공부 및 말씀 암송: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에 이르러 올해도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 신년 초 학용품 … 더보기
Hot
감비아-유재동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이 곳은 요즈음흙먼지 담긴 뿌연 바람이 거세게 하루종일 불어댑니다.태양을 보기 힘든 날이 많은데 건기에 자주 겪는 날씨입니다.고국은 많이 춥다고 들었습니다.후원자 여러분들 모두 평… 더보기
Hot
베트남 -신현우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한국에 가서 100일 동안 세브란스병원에 가서 병을 치료받고 하나님의은혜로 회복하여 3,14일에 베트남에 들어왔습니다. 원인도 모르는 병에 시달리고 한달에 7kg이나 체중이 빠지고… 더보기
Hot
알바니아-최홍아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지난 달에 중간 고사가 끝나고 나니 과제 점수를 넣어야 하는 학교 방침에 따라 과목마다(5과목) 거의 논문 수준의 과제가 저를 힘들게 합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해 볼 작정입니다.… 더보기
Hot
베네수엘라-김도현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베네수엘라 신학교 사역지난1월 신학교4기 입학식과 함께 베네수엘라 목회자신학교 모임을130여명의 목사님들과 함께 하였습니다.특별히 콜롬비아에서도4명의 목사님들이 참석 하셨습니다.홍… 더보기
Hot
방글라데시-박필우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로힝야 캠프에서 대형화재 발생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의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 큰불이 났습니다.로힝야족은 미얀마 라카인주에 모여 살던 이슬람계 소수 민족으로 미얀마의 탄압에 대… 더보기
Hot
콜롬비아 보고타-김선훈선교사
국제선교신문 |
2023년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4개월이나 지나가고 있습니다. 선교에 협력하며 동참하시는 교회와성도님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소식을 전합니다. 1. 제4차 콜롬비아 현지 목사님들을 … 더보기

Search

Recently

Tags

Poll


결과보기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