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바이블
모리아산에서 하나님을 경험한 후 이삭은 하나님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졌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실까? 그가 어떤 분이시기에 아들인 나마저 제물로 드리려 했을까? 비록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아 내가 태어났다 할지라도 아버지에게 이삭은 하나밖에 없는 독자이지 않은가? 보통 사람들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기도 하는데 아들을 제물 삼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였을까? 생각할수록 아버지가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하나님이 위대해 보였다. 이삭은 밧줄로 묶인 채로 제단 위에서 죽음을 기다리다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을 분명히 들었고 자기 대신 수양이 준비된 것을 확실히 보았다. 그날 이후 이삭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을 더 깊이 가지게 되었다.
이삭은 결혼한 지 20년이 지나서야 아내 리브가가 임신을 했다. 쌍둥이였다. 아이들은 태속에서부터 요란하게 싸우곤 했다. 발길질을 하고 움직이는 것이 유난스러웠다. 이삭은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이삭에서 아이에 대하여 알려 주셨다.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다.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어 질 것이다.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길 것이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 하나님의 말씀처럼 태어날 때부터 싸우면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뒤에 나온 아이가 먼저 나온 아이의 뒤꿈치를 잡고 나온 것이다. 이삭은 먼저 나온 아이를 에서라 하고 뒤에 나온 아이를 야곱이라 이름 했다. 아이들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재롱을 부리며 무럭무럭 자랐다.
아이들이 태어난 지 십오 년이 지났을 때 아브라함은 죽음이 다가옴을 스스로 알아채고 아들들을 불러 재산을 나누어 주었다. 먼저 서자들에게 각자의 몫을 나눠주고 이삭의 곁을 떠나서 살게 했다. 그리고 이삭에게는 나머지 재산을 모두 물려주고 세상을 떠났다.
아브라함이 세상을 떠난 후 어느 해에 큰 흉년이 들었다. 이삭은 아버지가 이집트에 내려갔던 것을 기억하고 온 가족들과 양떼들과 함께 블레셋을 거쳐 이집트로 가려고 했다. 일행이 블레셋 그랄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이 이삭에게 나타나 말씀하셨다.
“이집트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그 순간 이삭은 모리아산에서까지 순종하신 아버지 아브라함을 생각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기로 했다. 그랄왕 아비멜렉에게 이해를 구하고 그 땅에서 머물렀다. 블레셋 사람들이 한 번씩 이삭의 동정을 살피며 리브가의 아름다움을 훔쳐보곤 했다. 이 사실은 안 이삭은 두려웠다. 언젠가 자신을 죽이고 아내 리브가를 빼앗아 가리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이삭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리브가를 자신의 누이라고 속였다. 어느 날 이삭이 아내를 껴안은 것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아비멜렉은 일로 화를 냈다. 블레셋 백성 중에 하나가 리브가를 아내로 삼았다면 이삭이 섬기는 하나님께 화를 당할 뻔 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비멜렉은 백성들에게 누구든지 이삭이나 그의 아내에게 화를 입히지 말라고 엄령을 내렸다.
그 해에 이삭은 블레셋 땅에서 농사하여 백배의 소출을 얻었다. 이삭이 큰 부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하기 시작했다. 블레셋 사람들은 이삭을 몰아내기로 작정을 하고 이삭이 사용하는 우물을 메워버리고 그곳을 떠나라고 종용했다. 이삭은 그랄의 한 골짜기로 피신하듯 거처를 옮겼고 우물을 다시 파서 그 이름을 에섹이라 했다. 블레셋 사람들과 다투었다는 뜻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집요했고 다시 우물을 메우며 방해해서 두 번째 이사를 해야 했다. 이삭은 다시 한 번 양보했다. 이사를 하자말자 종들을 시켜 우물을 팠다. 이번에도 물을 얻었다. 물을 얻기 쉽지 않은 땅에서 우물을 팔 때마다 물을 얻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삭은 하나님이 장소를 넓혀 주셨다는 뜻으로 그곳의 이름을 르호봇이라 했다.
이삭은 물을 얻었지만 두려웠다. 블레셋 사람들과 반복적인 갈등은 큰 해를 가져올 것처럼 느껴져서 브엘세바로 올라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날 하나님은 이삭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
최창원 목사(새인교회)
모리아산에서 함께 하신 것처럼 기도 가운데 말씀하신 하나님을 경험하고는 큰 믿음이 생겼다. 이삭은 그곳에 제단을 쌓아 하나님께 제사를 올렸다. 이삭이 다시 우물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랄 왕 아비멜렉은 군대장관 비골을 데리고 이삭을 찾아왔다. 이삭은 걱정이 되어 말했다.
“당신들이 우리를 미워하여 당신들의 땅에서 떠나게 했으면서 어찌하여 다시 찾아 왔습니까?”
이 말을 들은 아비멜렉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겸손한 태도를 취하며 말했다.
“화내지 마세요. 여호와께서 당신과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계약을 맺으러 왔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 당신들이 우리를 해롭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우리도 당신들을 해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아비멜렉의 뜻하지 않은 요청을 받고 이삭은 브엘세바에서 응답하신 하나님을 생각했다. 그리고 잔치를 베풀어 아비멜렉과 함께 즐거워했다. 그날은 이삭에게 잊지 못할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