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들었나요? 인간이 먹을 줄 알면서도 선악과를 만드신 건 하나님의 잘못 아닌가요? 선악과를 통해서 하나님이 죄와 벌을 조장하시는 게 아닌가요?

선악과에 얽힌 여러 가지 질문들이 많이 쏟아진다. 그렇지만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이 질문에 대해 분명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성경에 나타난 것을 토대로 유추해 볼 뿐이다.

창세기2장 9절을 살펴보자.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이 말에 따르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은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라 하셨다. 그런데 느닷없이 17절에서는 선악과는 먹지 말라고 엄격하게 경고하셨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이유가 뭘까? 선악과에 대해서 먹지 말라고 경고하시면서 까지 하나님이 염려하시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뱀이 하와와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하나님의 염려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3:5).” 공교로운 것은 뱀은 선악과가 인간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그래서 하나님이 무엇을 염려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인간이 선악과를 먹은 이후의 하나님의 반응을 보면 더 뚜렷하게 나온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을 보며 하나님은 추방이라는 강수를 두셨다. 그 이유는 선악을 아는 일에는 하나님같이 되었는데 생면나무의 열매마저 먹고 영생까지 취하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창3:22)”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을 살펴보자. ‘하나님은 왜 선악과를 만드셨는가?’ 이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려 하지 말고 이 질문이 바른 질문인지 잘못된 질문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역으로 질문해 보자. ‘하나님이 선악과를 만드셨는가? 그 증거는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서 무조건 하나님이 만드셨다는 주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왜냐면 2장 9절에서 말했듯이 하나님은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셨다. 이 원칙에 따르면 선악과는 보기에 아름다울지 몰라도 먹기에 좋은 나무는 분명히 아니다. 그러면 출처가 하나님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선악과의 출처는 무엇인지 더 궁금 해 진다. 다시 질문해 보자. 하나님이 선악과를 만들지 않으셨다면 선악과는 누구의 작품인가?

지금까지 들어본 대부분의 경우 선악과는 하나님이 만드셨다는 주장이었다. 인간의 순종과 불순종을 테스트하기 위한 도구라는 말도 있고, 진리 안에서 누리는 자유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좋은 해석들이다. 그러나 순종이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순종을 말하려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도그마(dogma)이며 일종의 역설(paradox)이다.

선악과를 하나님이 만들지 않았다면 어떤 가설이 가능한가? 첫째는 자연발생설이다. 이것은 창조시스템에 따라 식물들이 탄생하는데 하나님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해야 한다. 이 설명은 무엇인가 궁색한 주장으로 들린다.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늘날의 독버섯은 누구의 작품인가? 어떤 농부도 독버섯을 심지 않았는데 독버섯은 어디서 왔는가?

마태복음 13장에 예수님이 말씀하신 가라지의 비유가 있다. 어느 농장에서 종들이 와서 주인에게 보고한다. “주여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서 생겨났나이까?(마13:27)” 주인이 대답했다. “원수가 이렇게 하였구나.(마13:28)”

창세기3장에 따르면 하나님이 선악과를 먹은 아담을 재판하실 때 땅에서 엉겅퀴가 날 것을 예고하셨다.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네게 먹지 말라 한 나무의 열매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창3:17-18a).”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하나님이 창조하신 에덴동산에 옛 뱀 곧 마귀요 사단이 침투해 있었다. 이것은 이미 사단이 에덴동산에 임의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이것을 가정할 때 사단은 에덴동산에 무엇인가 몹쓸 짓을 해 놓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나님은 당신이 보기에 좋고 먹기 좋은 것을 만들어 놓고 먹지 말라고 말씀하실 리가 없다. 혹자에 질문처럼 그것은 예수님이 가라지를 뿌리 것이 사단이라고 지적하신 것처럼 사단에 의해 만들어 지고 하나님을 떠나도록 고안되었기에 하나님이 금하신 것이라면 명쾌해 진다. 여기에 순종과 불순종도 이야기되어 지고 인간의 자유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서 들에 가 보면 곡식을 심은 곳에 심지도 않은 잡초들이 더 왕성하게 자라 곡식을 괴롭히고 농부인 부모님은 추수할 때까지 굵은 땀을 흘리며 잡초와 사투를 벌이는 것을 보았다. 심지도 않은 잡초들 때문에...

최창원목사(새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