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나님의 은혜로(310장)
길을 걷다보면 아스팔트위의 작은 틈바구니에서 자라는 풀잎을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자랄 수 없을 것만 같은 열악한 곳이지만 생명체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인간들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환경과 고난속에서 삶의 의지는 더 되살아나며 조금의 희망이 보이면 그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속에서 고난과 역경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며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겪어야 되는 삶의 일부와도 같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인간에게 고난을 주시는가? ‘고통은 신의 또 다른 선물’이라고 했고 시편기자는 ‘고난이 내게 유익하라(시편 119편 71~72)’라고 적었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서 강한 힘을 얻게 하시고 잘못된 길로 가는 자들에겐 경고의 메시지로 다시 기회를 허락하시는 것임을 많은 이들의 체험과 고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고난조차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인 것이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다.’는 고백의 찬송가가 ‘아 하나님의 은혜로’(310)이다. 성도들이 모인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 중에 하나이다. 이 찬송을 보면 예수님을 믿기 전의 모습이 1절에 나온다. 2절과 3절에서는 하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고 왜 또 나에게 성령을 주시고 믿게 하고 감동을 주시는가? 의문 섞인 고백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4절에선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기대하고 바라는 간절함이 묻어있는 곡이다. 매 절마다 ‘난 알 수 없도다’ 그러나 ‘나는 확실히 아네’라고 대조법과 역설법을 사용하면서 강조를 하고 있다. 이 곡은 단순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음악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찬송을 부르고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위로와 힐링을 받는다. 이것이 찬송의 힘이요 음악의 힘이다. 작곡가 맥 그라나한(1840~1907)은 블리스 등과 함께 찬양 동역자들이다. 이 찬송가는 1883년에 발표하여 부른 찬송이다. 우리나라에는 1931년 ‘신정 찬송가’에 처음으로 수록되면서 불리워졌다.
이 곡의 작사자, 휘틀(1840~1901)은 ‘빈들에 마른 풀같이(183장)’, ‘주의 진리 위해 십자가 군기(358장)’ ‘구주와 함께 나 죽었으니(407장)’ 등의 찬송가에도 시를 썼다. 작사자, 휘틀은 21세에 은행원으로 일하다 남북전쟁에 참가하여 한쪽 팔을 잃는 아픔과 상처를 받게 되지만 오히려 그로인하여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은혜의 체험을 하고 찬송가의 시를 쓰고 전도자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특별히 휘틀은 구세군 사관학교(신학교)를 졸업하여 구세군 목회자로 영감 넘치는 은혜의 찬송가를 많이 썼다.
이 찬송의 특징은 매 절마다, ‘난 알 수 없도다.’라는 가사가 나온다. 이것은 실제로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후렴에서 “나는 확실히 아네.”라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하여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찬송시의 배경은 디모데 후서 1장 12절 “이로 말미암아 내가 또 이 고난을 받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은 내가 믿는 자를 내가 알고 또한 내가 의탁한 것을 그 날까지 그가 능히 지키실 줄을 확신함이라”는 말씀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사도바울이 복음전파로 숫한 고난과 역경을 당하면서도 위의 말씀처럼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께서 책임지고 능히 지켜주실 것을 믿고 확신했기 때문 일 것이다. ‘사랑은 가슴에 새기고 은혜는 바위에 새기라’는 말처럼 고난과 역경조차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임을 믿고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나를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확신하는 믿음의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한다.
김진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