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서는 BC9세기 중반 이스라엘 왕 아합 이후 270년 동안 진행된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의 흥망성쇠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요동치는 세상사와 정치와 민심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일관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내게로 오라 그리하면 살 것이다’ 이는 창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하나님의 부름입니다.
열왕기하서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죽었다. 배반했다. 난간에서 떨어져 병이 들었다’ 부정적 시각이긴 하지만 이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아하시야라는 사람이 왕이었는데 악명이 높았던 아합 왕의 아들입니다. 그는 문제적 요소를 상당히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왕상22:52-53). ‘바알을 섬겨 그에게 예배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기를 그의 아버지의 온갖 행위 같이 하였더라’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면초가의 상황에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비참한 죽음, 모압의 배반, 난간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던 것이었습니다(2절). 이러한 인생의 기로에서 아하시야는 우상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겼던 것입니다.
그때 이 무지한 왕을 깨우치기 위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자를 엘리야 선지자에게 보내시며 강한 책망을 하셨습니다. 궁극적인 내용은 ‘하나님께로 오라 그리하면 살리라’는 것이었는데 여러 번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거부했고 결국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17절). 이는 결정적 패착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신앙적 선택입니다. 아하시야가 만일 엘리야의 충고대로 하나님을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보았더라면 상황은 전혀 달랐을 것입니다.
언젠가 어딜 갔다 오는 길에 어느 집사님이 ‘이제사 역사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보입니다. 전에는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과 전쟁을 보며 왜 이런 일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손 안에 있고 하나님께서 다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렇게 마음이 평안할 수가 없습니다. 불편하긴 해도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집사님에게 이런 변화가 생기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 얼마 전에 암수술을 하셨는데 이 고난을 겪으면서 하나님의 통치와 섭리에 눈이 열렸던 것입니다. 성어거스틴의 얘기처럼 ‘하나님을 믿기 전에는 세상에 일어나는 일과 내게 일어나는 그 어떤 일도 이해할 수 없었던’ 그가 하나님 편에서 해석하고 결단하면서 삶을 새롭게 보았던 것입니다.
지난주 월요일 늦은 시각 오랜만에 청년 때 우리 교회 다녔던 한 형제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오래전에 창업을 했고 최근에 강남에 사옥을 건축할 만큼 기업이 많이 성장했습니다. 어디냐고 물었더니만 삼각산이라고 해요. 기도의 명산이라고 알려진 곳이죠. 회사에 문제가 좀 생겨 기도하러 왔는데 평소에는 종종 이곳에 와서 다섯 시간쯤 기도하고 간다고 했습니다. 반가움에 여전하구나라고 했더니 ‘하나님 외에 제가 기댈 데가 어디 있습니까? 최근에 좀 나태했더니 기도할 일이 생겼습니다’ 30년 전 이곳에서 대학 다닐 때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늘 한결같았습니다.
사노라면 우리의 삶에 여러 가지 변수도 있고 인생의 기로에 선 것 같은 경우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실수였든지 혹 죄로 말미암은 것이었든지 또 다른 것이 원인이었든지 상관없이 아무 염려 말고 하나님께로 나아갑시다. 아하시야같은 이도 부르신 하나님이시지 않습니까? 두 팔 벌리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게로 오라 그리하면 살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 삶의 길이 있습니다.
배성태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