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에서‘영광스런 대한민국’이란 주제의 음악회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보통 4-5명의 성악가들과 8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아주 웅장하다. 특히 근대 선교사들의 감동적인 활동을 담은 나레이션 영상도 함께 선보이도록 음악회를 기획하는데 마지막 순서로 애국가 제창시간을 넣곤 한다. 그런데 참석자 모두가 애국가를 부르며 가슴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는다.
이 음악회에 나레이션과 영상을 연주에 포함시킨 것은 초기 한국을 찾아 온 선교사들의 희생과 헌신, 그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였다. 영상에 소개된 나레이션 내용을 독자 여러분께 그대로 소개해 본다.
“1885년 당시 당시 우리는 세계정세에 무지했고 외국과 교류를 닫는 쇄국정책을 쓰고 있었습니다. 양반은 백성을 무시했고 민초들은 문맹으로 평생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한글은 있었으나 전혀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때였습니다. 하나님은 조선의 복음화를 위해 이 땅에 보낼 선교사를 세계 곳곳에서 준비시키시고 그들의 마음을 조선으로 향하게 하셨습니다. 동양의 작은 나라 코리아를 향한 그들의 사랑과 열정은 뜨겁게 타올랐고 가난과 무지, 외국인을 배척하는 조선을 향해 ‘복음’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1883년 미국 신학교 학생이던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는 인도 선교의 소망을 갖고 기도하던 중 조선 선교를 명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오하이오 주에서 한 여인이 ‘조선 선교의 문이 열리면 그 일에 써달라’며 그동안 모았던 돈을 헌금한 것입니다.
1884년 중국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호러스 뉴튼 알렌은 주한 미국공사관 의사 신분으로 한국에 들어와 선교사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1885년부터 1945년까지 약 1500명의 선교사가 이 땅에 들어왔습니다. 아프고 억압받고 차별 받던 시기, 그리고 일본의 식민 통치 시기를 겪은 우리에게 의술, 복음, 사회개혁, 독립운동, 한글보급, 학교설립 등의 새 길을 열었습니다. 선교사들의 헌신과 사랑, 나눔은 조선인들의 눈에 덥혀 있던 비늘을 벗기고 세로운 세계를 향한 창문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1885년과 1886년, 제중원과 정동병원이 서울에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선교사들은 1910년까지 전국 26개 지역에 29개 기독병원이 세워졌습니다. 이들은 한국 의료의 기초를 놓았고 우리 민중은 생명의 젖줄을 찾았습니다. 인권이 무시됐던 한센병 환자들에게 양돈과 양계 기술을 가르쳐 독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소외된 자들에게 소망을 선물했습니다.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땅을 향해 들고 온 복음, 그것은 다름아닌 여명의 빛이었습니다. 이것은 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빛이었고 따스한 손길이었습니다. 사랑이었고 긍휼이었고 축복이었습니다.”
소개한 이 나레이션 내용을 실감나는 영상과 함께 들은 음악회 참석자들은 선교사들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눈물을 글썽거리는 분들도 계시다. 이런 선교사들의 믿음이 오늘의 한국교회 성장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음을 나는 분명히 확신한다. 그래서 이 ‘영광스런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음악회는 전국을 무대로 계속 연주해 나갈 예정이다.
강덕영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