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답게’라는 주제를 보시면서 혹 떠오르는 사람이나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전 지난주 보았던 히스기야 왕이 생각납니다. 또 덴마크의 그룬트비 목사의 그의 신앙 동지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보게 될 에스겔서를 기록한 에스겔 선지자입니다.
에스겔은 남유다 제사장 가문의 사람으로 유다 멸망 10여년 전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다섯, 조국 유다는 절체절명의 위기 가운데 있었습니다. 포로되어 온 그들은 즉시 바벨론 그발강의 운하공사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렇게 처절한 삶을 산지 5년이 된 어느 날 노역을 하던 중에 선지자의 소명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15장은 장차 있게 될 유다의 심판과 관련된 여러 비유 중 하나인 포도나무 비유입니다.
포도나무는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나타내는 일관된 사상입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성도를 일컬어 포도나무의 가지라고도 했습니다. 포도로 만든 음료는 그 지역에서는 매우 중요한 생활 음료였고 예수님께서도 성만찬을 행하실 때 포도 음료를 사용하시며 ‘이는 사람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흘리는 내 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포도나무는 삶에 있어서나 신앙적으로 볼 때 절대성을 지닌다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시 유다 백성들을 이런 존재로 세우시며 ‘유다는 나의 포도나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님의 기대대로 살지 못했고 결국 불에 던져질 땔감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포도나무다움은 열매에 있다 할 것입니다. 열매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바로 포도나무입니다. 이를 보면서 성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늘 기억하는 것입니다. 폰라드라는 유명한 구약신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얘기하면서 ‘우리는 본래 종이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유진피터슨이란 기독교 유명작가 역시 ‘나는 잡놈이다. 우리는 잡놈이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에 달고 살았던 사도바울도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라고 했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죄가 깊은 곳에 은혜도 깊다’ 했잖습니까?
사실 성경을 펼치면 ‘종놈, 잡놈, 죄놈’ 소리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사실 우리도 ‘왕년에 다 종놈이었고 잡놈’이었습니다. 듣기 거북하지만 영성이 깊은 분들의 고백이니 그렇구나 생각합시다. 그런데 죄인들은 이를 인정하질 않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구원의 감격과 은혜를 수시로 다른 사람과 나눕시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지켜 행하라 하신 모든 절기는 하나님의 은혜와 관련이 있습니다. 신약의 성도들이 지키는 절기인 ‘사순절, 고난주간, 부활절, 성령강림절, 맥추감사절, 추수감사절, 대림절, 성탄절, 주일’ 역시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는 절기들입니다. 교회는 이 절기를 중심으로 하여 1년을 계획하고 살아갑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 성도의 삶입니다.
●포도나무 된 자로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게 붙어 있으라, 내 안에 거하라’ 하십니다. 성도답게 산다는 것은 우리의 평생 과제입니다. 그러나 주님 은혜 아니면 이렇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배성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