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1884~1969) 선생은 ‘주인 정신’을 교육함으로써 흩어졌던 하와이 교민들을 단결시켰다.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해 임시정부로 보냈고, 희망을 잃었던 교민들에게 자립할 용기를 주었다. 하루는 어떤 교민이 도산 선생에게 “우리들을 이끌어갈 좋은 지도자가 없다”며 한탄을 했다.
그러자 도산 선생은 “당신이 바로 그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주인 정신’은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정신이다. 옛말에 “대감 집 마님은 좋은 것은 종들에게 시키고 수챗구멍은 본인이 뚫는다”는 말이 있다. 궂은일이나 어려운 일은 주인마님이 직접 나서서 한다는 속담이다. 궂은일을 다 내가 해야 한다면 당장은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결국 ‘무형의 재산’이 된다.
흔히 직장 생활은 힘들고 의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쓰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직장에서 받는 월급, 즉 ‘유형의 재산’은 ‘무형의 재산’에 비하면 매우 가치가 적다. 직장 생활을 통해 사회를 알고 100세를 살아갈 지혜와 방법을 배운다. 이때 배운 노하우, ‘무형의 재산’을 가지고 자신의 기업을 일으키거나 직장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때 열심히 일했던 경험이 사업을 일으킨 원동력이었다고 항상 생각한다. 주어진 일에 ‘주인 정신’을 가지고 임하면 직장 상사뿐만 아니라 거래선들, 부하 직원들에게도 존중을 받는다. 그 성실함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도 기초가 없어 헛똑똑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독일 대문호 괴테의 직언이 마음에 와 닿는다.
자신의 모든 일을 남의 일처럼 건성건성 하는 ‘나그네 정신’은 아무리 좋은 학식과 배경을 갖추고 있더라도 결국 나의 인격을 점점 깎아내릴 것이다.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바닥에 떨어진 조그만 핀도 눈에 잘 띄게 되고, 쓸데없이 켜져 있는 전등 하나라도 크게 보인다.
우리 크리스천의 주인 정신은 더 고차원적이다. 하나님을 우리의 주인이라고 고백했으며, 그의 뜻대로 살기로 약속하고 신앙고백을 했다. 구약 시대 모세의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이다.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고 이스라엘은 나의 백성이니 그들이 언약을 지키고 순종하면 축복하고 순종치 않으면 벌을 주시겠다”는 언약이다. “나의 주인은 하나님이고 나는 그의 어린 양입니다”라는 상호 계약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야 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이다.
하나님의 뜻이 기록된 것이 성경 말씀이다. 언제나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뜻을 묻고 말씀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우리 크리스천이다. 그런데 언약을 깨고 스스로 주인이 되어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은 디아스포라(Diaspora)가 되었고, 세계에 흩어져 고통 받는 시기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도 이제 많이 돌아오고 있다. 하나님이 주인이 되어 나의 모든 일에 간섭해 주시고 생각과 행동을 인도해 주시길 바라는 것, 매 순간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늘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생각과 거리를 둔 생활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면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라도 주신 성령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주인 되신 주님, 저를 인도하여 주시옵시고 악한 자로부터 지켜 주시옵소서. 그리고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여 주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강덕영이사장